정리 전

카카오헤어샵 온라인 마케팅에 대하여

파크텐 2023. 7. 17. 20:52

나는 3년째 매주 다른 미용실에 가고 있다. 분명 또 오고 싶은 인생 미용실들이 몇 군데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 최근에는 미용실을 고르는 것을 컨설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업화를 구상하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 미용실에 가면, 미용사 분들께 일부러 말을 걸어, 헤어 업계의 동향을 물어본다. 미용사분들이 남자 헤어에 갖고 있는 생각을 듣고, 내 사업 아이디어를 들려주어 그들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한다. 

 

 

남자 헤어 업계는 참 특이한 특성이 있다.

 

1. 헤어 업계는 여자 중심으로 치우쳐져 있다.

미용사분께 물어보니, 남자 손님과 여자 손님의 비율이 1대1이더라도, 수익은 여자쪽에서 4배 가량 난다고 한다. 정확한 이유는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추측한다.

 

 (1) 여자 머리가 길어서 단가가 비싸다. 음식점의 입장에서, 입짧은 손님들을 받는 것보다 고등학교 유도부 손님을 받는게 더 좋은 이유가 아닐까.

 

 (2) 여자 머리가 시술을 할 게 많다. 남자 머리는 비교적 짧아 스타일을 내는 방법이 한정적이다. 커트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고, 5~10만원 내외 펌만 해도 할 수 있는 최대의 멋을 부릴 수 있다. 그러나 여자 머리는 여러가지 펌도 있고, 웨이브, 염색 등 다양하다.

 

 (3) 여성이 남성보다 외모에 돈을 많이 쓴다. 이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 내 주변에 커트에 3만원을 아까워 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남자가 뭘 꾸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꾸미는 걸 좋아한다하더라도 주로 옷을 산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미용실은 여성을 타겟팅하고 있다. 카카오헤어샵에서 집 주변에 인기순으로 정렬한다면, 상단에 위치한 미용실의 대부분이 여성을 타겟팅할 것이다. 소개에는 주로 '레이어드펌, 복구펌, 염색 시술 전문' 이런 소개 문구를 달고 있고, 포트폴리오도 주로 여성이다.

 

 

2. 남자들의 머리를 잘 자르는 미용실

 

남성의 입장에서는 남자 머리를 잘 자르는 미용실에 대한 분별력을 가지기 어렵다. 그렇기에 나도 3년동안 시행착오를 겪어온 것이고,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온 것이 바버샵이었다. 몇년 전부터 국내에 생긴 바버샵 열풍은 남자들의 머리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그러나 최근에 바버샵이라고 다 남자 머리를 잘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바버샵 열풍에 편승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바버샵 중에서도 좋은 바버샵을 골라내는 눈이 필요하다. 

 

 

그러니 남자 미용 업계는 분명 최적화되지 않았다. 남자의 헤어스타일을 가꾸는 데 열정이 있는 미용사와, 헤어스타일에 제대로 돈을 쓰고 싶은 소비자 간의 연결이 되고 있지 않다. 미용실 업계 자체가 남성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케팅도 아직 일부의 상위 미용사들만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헤어 모델을 고용하여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온라인으로 홍보하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렇기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미용실을 고르는 남자들은 일부 미용사들에게 쏠리는 현상이 있다.

 

 

 

3. 잘되는 미용실의 마케팅

최근 미용실 컨설팅을 무료로 진행하며, 전국 곳곳의 미용실들을 찾아봤다. 

 

나는 내 미용실을 예약할 때에도 주로 카카오헤어샵을 이용한다. 비교적 많은 데이터들을 편하게 비교해볼 수 있고, 후기 시스템이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국의 미용사 중 상위 0.1%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미용사이다. 부평이나 서면과 같은 번화가를 기준으로 검색해도, 이런 미용실을 찾기 힘들다. 남자 헤어스타일링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데, 그의 페이지는 다음과 같이 꾸며져 있다.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트렌디한 인상을 준다.

자신의 소개에 "맨즈헤어"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보이는 모든 사진이 젊은 사람들의 사진이다.

 

카카오헤어샵을 이용하여 미용실을 고르고, 자신의 헤어스타일에 그에 합당한 돈을 지불하려는 사람들은 주로 20~30일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가 젊고 트렌디한 모습이다.

 

또한, 전체적인 사진들이 비슷한 톤앤 매너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끔 들어가있는 인스타그램 풍 사진들은 또한 눈길을 끈다.

 

 

 

 

이와 비교하기 위해, 우리 동네에 있는 한 미용사의 페이지를 가져왔다.

 사실 대부분의 미용사 분들은 이보다도 훨신 떨어지는 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메인에 뜨는 사진들을 보면 남자 머리를 나쁘지 않게 잘라주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사진의 각도나 배경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또한 대부분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을 찍었으며, 첫번째 헤어스타일의 경우에는 나이 든 느낌이 들어 요즘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다.

 

그리고 미용사의 프로필 사진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보인다. 급조한 느낌의 셀카 사진을 프로필 사진을 이용하여, 미용사 자체가 스스로 꾸미는 것을 잘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기에 손님의 헤어스타일도 잘 꾸미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을 소개하는 데에 다른 멘트를 사용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운펌이나 펌은 이 미용사 분만의 차별점이 아니다. 아무 미용실에 가도 다 다운펌을 가장 많이 한다.

 

 

4. 미용사분들이 가치를 보일 수 있게끔 할 방법이 없을까?

홍보는 못하지만 실력은 좋은 미용실을 고르는 법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 뿐만 아니라,  미용실에 홍보를 하는 능력을 판매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위해서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남자들에 대한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미용실을 찾고 결정하는 지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그리고 미용사분들의 입장에서 실력을 늘리고, 손님들에게 그 실력을 전달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보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미용사분들을 만나며 그 분들의 생각을 들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