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삶/생각 정리

신병

파크텐 2024. 3. 10. 15:17

최근에 유튜브로 애니메이션 <신병>을 봤다.

군대에서 이등병 때 봤던 건데, 다시 보니 또 재밌다.

그러다가 갑자기 새로운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 있다.

 

 

<신병>을 보면, 박민석이 막내에서 탈출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처음으로 빠릿빠릿한 후임이 들어왔으나, 다른 곳으로 차출돼서 나가고,

그 이후에 들어오는 신병이 그 유명한 '성윤모'다.

 

그러고서는 그 부대를 탈출해서 그린캠프로 떠나려는 성윤모와,

그 성윤모에 의해 고통받는 부대원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내 분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나는 역대급 풀린 군번으로, 분대장을 6개월간 했다.

총 8명 밖에 없는 분대에서, 6개월 동안 2명의 신병을 다른 곳으로 전입시키는 일이 있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굳이 여기에 적지는 않겠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게 참 큰일처럼 느껴졌다.

분명 우리 분대는 어떠한 부조리 비슷한 것도 없었고, 그저 근무가 조금 많았을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각자 소속감이 조금 떨어졌을 뿐, 사람 때문에 힘든 것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나에게 다른 곳으로 나가고 싶다고 하는 분대원부터, 

다른 곳으로 보내주지 않으면 내부에서 부조리가 있다고 말하겠다는 분대원까지.

그 때는 내가 리더쉽이 없어서 그런가하는 자괴감마저 느껴졌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다른 곳으로 전입시키는 상황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일인데, 한 달 간격으로 우리 분대에서 2명이나 나갔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또한 나의 그릇을 키워주는 역할이었나보다.

책임감과 리더쉽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람을 1:1로 설득하는 과정도 많이 배우고,

다른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많이 느꼈다.

 

그 당시는 정말 내가 만들어놓은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뭐 정말 보잘 것 없는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던 군대생활을 보내면서,

오히려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얻었던 것이 참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두 친구에게 참 고맙다.

내 100년 인생에 잠깐 마주친 인연이지만, 참 많은 것을 주었다.

<신병>을 통해 잊고 살았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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