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삶/중요한 경험들

RUN : 무계획형 인간의 5km 마라톤 지원하기

파크텐 2023. 4. 8. 18:30

“마라톤 대회에 지원하면, 꾸준히 달리는 습관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1. 뇌는 달리기가 필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이 쓴 자기계발서에는 2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독서와 운동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특히, 땀이 날 정도로 격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강조한다.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성공적인 몰입 상태에 이르기 위해 필연적으로 “규칙적이고 땀 흘리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몰입은 극단적인 두뇌 활동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으면 생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아무런 문제 없이 몰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할 때 하루 중 유일하게 의식적으로 주어진 문제를 잊고, 다른 일에 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몰입> 중에서

 
그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달리기를 꾸준히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의 몸이 달릴 때 최적의 효율을 내도록 설계되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내 몸 건강 뿐 아니라 건강한 생각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 내 본능을 이기는 법


우리의 뇌는 새로운 활동을 싫어한다. 3일만 뛰어보면, ‘그만 뛰고 늘 하던 것처럼 침대에 누워있어! 귀찮게 뭘 그런 걸 해’라고 뇌가 말하는 게 느껴질 것이다.
 
 
내 본능적인 생각을 이기기 위해서, 단순한 결심만으론 부족하다. 본능을 이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돈내기”를 선택했다. 같이 생활하는 8명의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3월에 총 120km의 달리기를 실패하면,
모두에게 한우 쏠게!

내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선, 돼지고기보다는 소고기가 좋을 것이다

 

놀랍게도, 결국 3월에 목표했던 120km를 달성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머릿속에는 뛰지 않아야 할 100가지 이유가 떠올랐다. 오늘은 반드시 뛰러가지 않겠다 다짐하고 있노라면, 내기를 한 친구들이 말을 건다.

오호~ 한우 사주려고 그렇게 누워있구나.
좋아 편하게 쉬고 있어 ㅎㅎ

 
편히 쉬고 있다가도, 이 말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일단 달리는 장소에 나가기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몸을 일으킨다. 그러면 언제 또 뛰러오겠어 하며 6km 가량을 뛸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 한두번이 모여 결국 목표했던 양을 달성하였다.


 

3. 매일 달리며 생기는 변화들



31일 동안 120km 달리기 목표를 달성했다. 한달 전의 나와 달라진 점이 꽤 많다
 
첫째로, 달리고 나면 뇌가 리프레쉬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3km 까지의 구간에서는 한가지 생각에만 집중하게 된다. 주로, 평소에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고민이었다. 4km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뛰고 있는 상황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뛰면 평소에도 집중이 잘 된다.
 
 
둘째로, 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뇌과학에서는 30분 이상 달리면 엔도르핀과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설명한다. 내 생각에는 한 달 짜리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성취감이 더 큰 것 같다. 이유야 어찌됐든, 정말로 매일 삶의 중심축이 될 정도로, 분명한 행복감이 느껴진다.
 
 
셋째로, 성격이 밝아진다. 매일 달리는 내가 보기에는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았으나,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얘기와 성격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표정이 피곤해보인다는 이야기를 몇번 들었다. 허벅지도 엄청 쑤시고, 발바닥이 아프기도 하다. 매일 뛰고 있지만, 매일 너무나도 뛰러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챌린지를 달성하는 성취감에 매일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다.
 
 

4. ‘러너’에서 ‘마라토너’로



4월에도 120km를 뛸 것이다. 내 본능을 이기기 위해 한우 내기를 했다.
 

그렇지만 4월은 ‘뛰는 사람’으로써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마라톤 대회가 떠올랐다. 마라톤은 먼 이야기로 느껴졌었다. 한 번쯤 참가해 보면 내 달리기 계획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면, 국내의 마라톤 대회 일정을 찾아볼 수 있다.

http://www.marathon.pe.kr/schedule_index.html

 

국내 마라톤 대회일정 - 마라톤온라인(Marathon Calendar in Korea)

www.marathon.pe.kr

 

내 일정에 맞는 마라톤 대회를 살펴보던 중, 눈에 확 띄는 대회가 있었다. 대회 이름이 ‘빵빵런’이다. ‘빵을 물고 뛰는 건가?’ 하는 마음에 궁금해서 들어가 봤다.


http://bbangrun.com

 

빵빵런2023

빵빵런2023 | 2023. 5. 14 서울 뚝섬 수변무대

bbangrun.com

정말 빵을 물고 뛴다.



빵빵런은 빵을 좋아하는 빵둥이들을 위한 대회라고 한다. 5km, 10km 코스 모두 참가비는 45000원이다. 그 가격이면 마라토너라는 정체성과 빵둥이라는 정체성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저렴해보였다.
 
 
왕초보 마라토너가 된 이후, 런닝화를 살펴봤다. 달릴 때 발목의 통증을 느껴 런닝화를 고민했다. 언젠가 달리기가 하기 싫어질 때 쯤, 런닝화에 쓴 돈이 생각나서 한 번이라도 더 달리지 않을까.
 

호카오네오네 사의 클래프톤8


5월 14일의 빵빵런까지 매일 달리기를 할 계획이다. 달리기는 너무나도 하기 싫지만, 달릴 수 밖에 없는 수많은 환경들이 있다. 달리기 싫어질 때면, 아래 5가지를 다시 읽어보며 상상하자.

(1) 45000원짜리 빵빵런 대회에서 5km도 완주하지 못하고 헥헥대는 나를 상상한다.
(2) 빵빵런 글을 올리고는, 나중에 부끄러워 글을 몰래 지우는 나를 상상한다.
(3) 8명의 건장한 친구들이 한우를 먹는 모습을 상상한다.
(4) 런닝화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는 것을 상상한다.
(5) 이토록 고민하며 환경을 구성했음에도, 실패할 때 느끼는 패배감을 상상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내가 느낀 것을 삶에 적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4월 휴가 동안 느낀 것들을 주제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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