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바보비용

파크텐 2023. 8. 12. 15:00

충전기를 집에 두고 왔다. 

 

부대에 일주일 있다가 다시 휴가를 나간다. 그런데 아이폰 충전기를 모두 집에 두고 왔다. 당연히 부대에 있을 줄 알았는데 깊이 생각을 못했다. 처음에는 빌리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 생활관이 모두 삼성폰이다. 최대한 찾아보려 했지만 찾지 못했다. 빌린다 하더라도 일주일동안 빌리기는 좀 그렇겠다 생각했다.

 

 

PX에 갔더니 아이폰 충전기를 팔지 않는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무선 충전 배터리를 봤다. 내 폰이 무선 충전이 되겠지 생각하면서 2만원짜리를 샀다. 다행히 잘 충전하고 있다. 조금 더 주의하면 사용하지 않았을 돈을 굳이 낭비한 셈이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앞으로도 이 보조배터리를 쓸 것 같다. 무선충전이라는 것 자체가 책상 위에 선이 없어서 깔끔해져서 좋다. 집에 있는 유선 보조배터리는 버리고, 이 무선충전 보조배터리로 대체해서 사용하려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보조배터리를 쓸 때마다, 오늘 일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은가.

 

'예전처럼 바보비용을 낼 셈이야? 빠뜨린건 없는지, 앞으로 안 빠뜨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해!'

 

앞으로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단순히 내 기억력을 높이는 걸로는 충분치 않다. 내가 천재가 아니므로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 최근 내가 인생멘토로 생각중인 래퍼 스윙스님이 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스윙스님도 너무 까먹는 일이 많다보니, 아예 들고 나갈 것을 현관문 문고리에다가 걸어놓는다고 하신다. 다른 사람들은 평생 상황을 탓하며 욕하고 넘어갈 일인데, 스윙스님은 환경적으로 그것을 극복하려고 설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앞으로 내가 무엇인가 까먹지 않을까 걱정되는 날에는, 그것을 환경적으로 타파할만한 것을 설계하려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