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KTX 연착으로 무임승차

파크텐 2023. 8. 6. 04:45

오늘 울산에서 오후 6시에 약속이 있었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여유롭게 KTX를 예약했다. 5시 20분쯤 약속 장소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오후 3시 17분에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KTX였다. 역에 2시 50분쯤에 여유롭게 도착했다. 양치를 하고 역을 둘러보다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탈 시간이 가까워졌다. 타는 곳으로 내려갔는데, 잘못 보고 헤맸다. 타는 곳 2번에 7호차를 타야했는데, 타는 곳 7번을 찾고 있었다.
 
잘못된 걸 깨닫고 타는 곳 2번으로 얼른 내려갔다. 뛰어가보니 KTX가 없고, 시간은 정확히 3시 17분이었다. 아, 이미 출발했구나... Korail Talk 앱을 확인해봤다. 열차가 이미 광명역에서 출발해 있었다. 아...
 
다음 열차를 살펴봤다. 40분 후에 입석 자리가 있었다. 이걸 탄다면 약속 시간을 미뤄야 했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는데 시간 약속을 못 지킨다는 게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다. 심지어 비행기나 택시를 타고 갈까도 고민해봤다. 물론 그게 더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다음 열차가 최선이기에, 기존 3시 17분 열차표를 취소하고, 다음 열차를 예매했다. 
 
 
그리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열차 전광판에 3시 17분 열차가 계속해서 목록에 뜨는 것이었다. 뭔가 이상했다. 주변 사람들께 여쭤보니, 3시 17분 열차가 아직 안들어왔다고 한다. 아...
 
얼른 취소했던 표를 다시 예약하려고 들어갔다. 그런데 예약할 수가 없었다. 앱 상에는 이미 광명역에서 출발한 것으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앱은 연착과 상관없이 예정된 시간대로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그렇기에 다시 예약할 수 없었다.

깊이 고민하다가 그냥 타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히치하이커 들의 다큐멘터리에서, 돈이 없을 때 그냥 열차에 올라타고 생각했다는 내용을 봤다. 나도 일단 그래야지.
 
 
우선 광명역의 다음인 오송역에서 울산까지 가는 동일한 열차의 KTX는 예매하고 일단 탔다. 설마 달리는 열차에서 내쫓겠어.
칸 중간에 서있다가, 역무원님이 오실 때 여쭤봤다. 실수로 취소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를 지 여쭸다. 다행히 추가 결제만 하면 된다고 하셨다.

무사히 약속장소에 제시간에 도착했다. 약속 5분 전에 도착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처음 무임승차해봤다. 급박한 문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침착하려 노력한 경험이었다.
 
 
얻은 교훈도 많다. 우선 KTX는 연착될 가능성이 있다. 오늘은 울산역에 30분 연착하여 도착했다. 너무 기온이 높아 느리게 달렸기 때문이다. 다음에 예매할 때는 그런 가능성도 고려해서 더 여유 시간을 둬야겠다.

또한, 시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집중할거면 알람 같은 걸 설정해야 한다. 특히 시간이 딱 정해져있는 열차의 경우, 미리 타는 곳에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