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다나와 조립컴퓨터 + 조립 배송 서비스 1,300,000원

파크텐 2023. 8. 3. 16:04

총 평 : ☆ 2022 타임즈 선정 최고의 멍청한 소비

 
결제 일자 : 2022년 12월 10일
사용 기간 : 12월 이후 쭉. (실제 사용횟수는 거의 없음)
가격 : 1,306,020원 


링크 : https://shop.danawa.com/shopmain/?logger_kw=dnw_gnb_pcmain


* 가계부 컨텐츠에 좋은 소비만 올리다보니, 내가 올바른 선택만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나는 소비에 있어서 멍청이 같은 선택도 많이 했다. 그리고 작년 최대의 멍청한 선택, 전역컴퓨터를 맞춘 이야기를 이야기하려 한다. 엄청나게 부끄러워하며 쓰는 리뷰임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구매 이유 :
작년 11월, 군생활이 50%정도 한 상태였다. 대다수의 군인들은 전역 기념으로 전역 컴퓨터를 맞춘다. 그리고, 나도 전역컴퓨터를 맞춰야지 하는 머나먼 상상을 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데스크탑이 없었다. M1 맥북 에어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윈도우를 사용못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개발에는 윈도우가 편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영체제에 대한 이해 없이 맥북을 샀던 경향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차피 돈이 몇백만원 모아져 있고, 전역할 때까지 이 돈은 계속 몇백만원 상태일 것이다. (* 아니다) 그리고 나는 어차피 전역컴퓨터를 맞출 건데, 그걸 조금 일찍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 어차피 9개월 미리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가? 어차피 할머니댁에다가 데스크탑을 두면 휴가나 외출 나갈 때마다 조금씩 쓸 수 있는데, 더 좋은거 아닌가? 그리고 물가는 어차피 올라가니 돈을 안쓰고 모아둬봤자 데스크탑 맞추는 비용만 올라가지 않는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떠올리면 안됐을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할머니댁에 데스크탑을 서버용으로 두고, 군대 내에서 원격 데스크탑으로 데스크탑과 연결하는 것이다. 그러면 개발 환경 설정도 맘대로 할 수 있고, 미리 코딩만 해두면 내가 원하는 코드도 24시간 돌릴 수 있다.
 

제발 그만. 작년의 나에게 귀싸대기를 올려쳐줄 사람이 필요하다. 제발.

 
그래서 한 달 동안 조립컴퓨터 유튜브들에 빠져있었고, 100만원이 좀 넘는 금액으로 맞추기로 했다. 나중에 이걸로 코딩도 하면서 영상 편집도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알아보던 나는 너무나 많은 부품들에 지쳐, 그냥 유튜브 제일 상단 영상이 추천해주는 조합대로 사기로 했다. 단지 내가 고른 것은 깔끔한 검은색 케이스 뿐이다.
 
5만원 조립비도 줬다. (컴공과로써 밝히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이 돈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내 휴가 하루종일 조립하고 있었을 것이다. 레버리지 쯤으로 생각했다 그때는.


사용 후기 :

 
꽤 빠르게 배송이 왔다. 모든 부품들이 케이스에 조립된 채로 왔다. 그리고 그 부품들의 포장 상자도 같이 보내주었다. 다나와의 조립 서비스 자체는 좋은 것 같다. 나중에 데스크탑을 맞출 일이 생기면 (즉, 또 같은 실수를 한다면) 그 때도 조립비는 지불할 것 같다. 윈도우11 정품도 샀는데, 생각보다 환경이 좋았다.
 
한두달간은 원격 데스크탑 기능으로 군대 내에서 코딩을 하긴 했다. 데스크탑이 24시간 돌아간다. 그리고 새벽 5시쯤 저절로 꺼졌다가 10분 후 켜진다. 그리고 점프 데스크탑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접속하면, 데스크탑에 코딩으로 만들어놓은 매크로가 접속 수락을 누른다. 그러면 어디서든지 코딩을 할 수 있다. 휴가 나와서 아이패드로 카페에서 코딩하기도 했다. 딜레이는 0.5초 정도 있었는데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그러나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코딩을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제대로 하려면 계속 확대하고 화면을 움직이고 해야했는데, 결국 하다가 귀찮아서 안하게 됐다. 그냥 사이버 지식 정보방 가서 클라우드 코딩 사이트에서 코딩했다. 그것도 한두달 하다 말았지만.
 
 
 
...그리고는 아직까지도 잘 안쓴다. 애초에 할머니댁에 잘 안 있으려고 한다. 거기에만 있으면 자꾸 딴 짓을 하게 된다. 데스크탑은 주로 혼밥할 때 유튜브 보는 용이었다. 
 
 


소비 분류 : 나쁜 소비 (미래의 행복을 미리 사기)
재구매 의사 : 전혀 없음
 
 
내 가계부의 나쁜 소비 분류에는 '미래의 행복을 미리 사기'라는 소분류가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이 데스크탑이다. 구매를 결정한 과정을 보면, 미래의 행복을 예측하고, 지금 돈을 썼다. 전역 후에 컴퓨터를 활용하며 할 수 있는 무수한 것들을 예상하고, 지금의 돈을 지불했다.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일단 사람 생각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계획 세울 때도 3개월 뒤 일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9개월 뒤면 진짜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가 여자가 되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소비의 예시로, 두루마리 휴지를 개별 단가가 싸다는 이유로 엄청 많이 사두는 소비가 있다. 결국 그 중 마지막 휴지는 1년 뒤 쯤에야 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 돈을 써서 미래의 행복을 사는 것이다. 이것의 또다른 문제는 그 1년 사이에 휴지가 어디에 있는지 까먹기도 하고, 휴지가 파손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내가 엄청 경계하는 소비이다. 부자가 되기위해서는 버려야 하는 거지 마인드이다.
 
그리고 애초에 왜 데스크탑을 사야하는지에 대한 철학도 부족했다. 코딩을 하려면 데스크탑을 사야하는가? 데스크탑과 맥북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윈도우와 맥의 특징은 무엇인가?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되었지만 그 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 생각은, 돈을 좀 더 번 이후에 M1 맥북 에어를 중고로 판매하고 M1 맥북 프로를 하나 살 생각이다. 그리고 윈도우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PC방을 가겠다.
 
 
이 데스크탑은 아직까지도 내 방에서 멍청한 소비를 나타내는 동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볼때마다 반성하고 있다. 
 
이제는 놔줄 차례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엔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다. 멍청한 소비로 산 물건이라는 것이다. 버리는 순간 그것을 구매한 결정이 멍청했다는 증명이 되버리기에, 선뜻 버리기가 어렵다. 또다른 예시로는 4번 사용한 내 볼링공이 있다. (2020 타임즈 선정 최고의 멍청한 소비에 선정되었다.) 정말 힘겹게 버렸다.
 
이 친구는 번개장터에 팔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데스크탑이라 택배를 보내기도 애매하다. 당근마켓 쪽으로 알아봐야 하나. 아무튼 조만간 팔아서 나를 투자하는 데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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