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휴가

파크텐 2023. 8. 4. 03:24

정말 오랜만에 휴가를 나왔다. 제대 전 휴가이다.

 

 

나는 집에 부대에서 30분 거리라, 휴가를 짧게 자주 나온 편이었다. 

 

올해 계속해서 성장하는 삶을 살면서, 부대 안에서 열심히 살았다. 매일 시간을 귀중히 여기며 책을 읽었다.

그러한 내가 휴가를 나올 때마다 가장 많이 드는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허무감과 좌절감이었다. 

 

부대 내에서 갇혀 지내면서 계속해서 자기계발하는 삶은 꽤 행복하다.

책에서 새로운 지식을 읽으면 어제의 나보다 확실히 성장하는 기분이 든다. 내 몸이 하기 싫어하는 달리기를 기어코 해내고 들어왔을 때는 정복감을 느낀다. 항상 아침이면 도서관에 가서 혼자 책을 읽었고, 밤이면 남들 잘 때 라이트를 켜고 책을 읽었다. 밤새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부대에서만 있으면, 내가 정말 나가서 큰 일을 당장이라도 해낼 것 같다. 괜찮은 사업 아이디어가 엄청 많이 떠오르고, 자아 실현할 방법들이 수없이 떠오른다. 휴가 기간만 생각하며, 공간의 제약이 풀린다면 할 것들을 계획해놓는다.

 

 

그러나 막상 나오면 생각대로 되는 건 없다. 그리고 밖에서의 나의 삶은 그대로이다. 우리 집은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고,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도 그대로이다. 내가 당장 보여줄 수 있는 성과는 없으며, 무엇이든 새로 배워야 한다. 부대 안에서는 분명 획기적인 자기 혁신을 몇번이나 경험했음에도, 사회에서의 나는 달라진 게 없다.

 

이러한 생각에 보통 휴가 초반에 부정적 감정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휴가 중반부가 되면 게을러지고, 휴가 복귀 쯤이 되면 완전히 폐인의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많은 군인들이 제대하기 전에 두려움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여러번의 휴가 때마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패배적 감정이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애써 사회로 나가야 하는 현실을 피하고, 부사관으로 몇개월 동안 군생활을 연장한다. 그들도 처음 군대에 들어올 때는 며칠이라도 빨리 나가고 싶어했으면서 말이다.

 

 

 

휴가 1일차인 오늘, 좌절감을 몇번 맛봤다. 이제는 정말 사회에 나갈 시간이 되니, 현실적인 문제들이 눈 앞에 쌓여있다. 그러나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안든다. 내 정신이 단련이 된건지, 아니면 휴가 때마다 느끼는 부정적 감정에 적응한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다른 길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목표한 것을 이뤄내는 길 밖에는 없다.

 

여러 좋은 멘토들을 만난 덕분일지도 모른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힘을 준다. 특히 내가 목표한 삶을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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