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대중 강연

파크텐 2023. 8. 2. 21:21

오늘 반강제로 3시간짜리 진로 강연을 들었다.

 

100명 정도의 청중이 모인 곳이었는데, 강연을 듣고 있는 사람이 5명이 안됐다.

 

강연을 계속 들을지 말지는 초반 10분에 다 결정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오늘의 강연자 분께서는 초반 10분을 가장 재미없는 내용을 발표하는 데에 사용한게 아쉬웠다. 초반 10분 동안 자신이 속한 회사의 역사나, 산하 소속관계, 명칭의 변천사, 회사의 위치와 같은 것들을 말씀하셨다. 정말 그 부분만큼은 이 강당 안에 아무도 관심있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강연자였다면, 그런 재미없어 보이는 슬라이드를 만든 후, "저희 회사에서 회사 정보를 꼭 광고하라고 하라고 저에게 시키셔서 억지로 넣었는데, 다들 관심없으시죠? 이 부분은 넘어갈게요." 라고 하면 오히려 그나마 눈으로라도 읽는 사람이 몇명 있었을 것 같다.

 

 

강연이야 말로 초반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1:1 대화는 첫인상이 안좋더라도, 계속 들어야 할 일종의 의무 같은게 있다. 리액션도 해줘야 하고 대화의 상호작용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1 대 다수의 대화에서는 다수는 일종의 죄책감의 분산이 일어난다.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이다.

 

이 사람이 말하는 정보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대다수 귀를 닫아버리는 것 같다. 특히 자발적으로 강연을 들으러 오지 않는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그리고 1 대 다수 대화를 꽤 잘하신다고 생각되는 강연자분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아직까지 기억남는 구절이 하나 있다. 그 부분을 얘기할 때 관중 전체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앞에 앉은 사람에게 그 질문의 답이 뭐일 것 같은지 물어봤다. 그러면서 나도 일종의 긴장상태가 되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머리속에서 고민했다. 그 이후 답이 밝혀지자, 기억에 또렷히 남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 부분은 배울 만한 부분이다.

 

 

내가 강연을 해볼 순 없을까

그건 그렇고 나는 조만간 강연을 해보고 싶다. 분명 평소에 느낀게 많고,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나를 어떻게 소개하고 어디에 강연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여기저기 두드려보다 보면 길이 열리지 않을까. 대중의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표를 한게 엄청 오래 전 일이다. 나를 떨리게 하고 긴장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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