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코레일 KTX 특칸 65000원

파크텐 2023. 7. 20. 19:01


총 평 : ★★★★ 취식 가능, 개인 공간, 그리고 프리미엄


결제 일자 : 2023년 06월 20일
사용 기간 : 2023년 06월 23일 (1시간 50분)
가격 : 65000원
링크 : KORAIL TALK 앱
구매 이유 :
때는 6월 혼자 떠난 부산여행이다. 서울 집에서 부산으로 5박 6일 여행을 떠났다. 교통의 선택지가 많았는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갈 때는 김포-김해 비행기, 올 때는 KTX 특칸을 선택했다. 분명 나중에도 부산에 놀러갈 것이고, 여러 교통수단을 경험하며 나와 잘 맞는 것을 고르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굳이 특칸을 고른 것은 ‘이유 없이 비싼 것은 없다’라는 내 평소 생각 때문이다. 만약 어떤 물건이 왜 비싼지 모른다면, 당신은 그 물건을 논할 자격이 없다.

롤렉스, 람보르기니, 제트기 등등. 사람들은 왜 그런거에 돈을 쓰는지 이해를 못해한다. 다 부자들의 돈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로 돈낭비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사본 사람밖에 없다.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이 있는 물건일수록,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비싸다고 안 사는 것들일수록 더 사봐야한다. 안티층이 두텁게 존재함에도 꾸준히 판매량을 기록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부산에서 천안아산까지 탈 수 있는 열차 가격대는 다음과 같았고, KTX 특칸을 구매했다.

KTX 특칸 : 65000원 , 2시간
KTX 일반칸 : 45000원 , 2시간
KTX - 산천 특칸 : 55000원, 2시간 30분
KTX - 산천 일반칸 : 38000원 , 2시간 30분


사용 후기 :

좌석 간격이 넓다. 좌석 색이 빨간색이었고, 좌석이 비교적 넓직했다. 보통칸은 한줄에 2명, 2명 앉게 되어있는데, 특칸은 2명, 1명이다. 혼자 가는 거였던 나는 1명 칸을 골랐다. 옆에 사람이 없다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도 느낄 수 있다.

 

간식 세트를 준다. 직원 분께서 나눠주신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무인시스템이었다. 칸 연결부에 간식 세트가 쌓여있었다. 그리고 작은 생수를 뽑아먹을 수 있는 무료 자판기도 있다.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인터넷을 보지 않았더라면 모를 뻔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면서 자주 꺼내먹어서, 꺼내먹어도 되는가보다 하고 다들 가져오는 분위기다. 직원 분께서 나눠주신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무인시스템이었다. 칸 연결부에 간식 세트가 쌓여있었다. 그리고 작은 생수를 뽑아먹을 수 있는 무료 자판기도 있다.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인터넷을 보지 않았더라면 모를 뻔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면서 자주 꺼내먹어서, 꺼내먹어도 되는가보다 하고 다들 가져오는 분위기다.


무인시스템이다 보니, 누구나 가져갈 수 있어 보였다. 내 칸이 2번칸이고, 간식은 1,2번칸 사이 지점에 있었다. 따라서 1번 일반칸 고객들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었다. 나는 이 부분이 특이하게 다가왔다. 물론 실제로 가져가는 사람은 없었다. 2번칸 전체가 그 자판기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앉아있기 때문이다. 시선을 이겨내고 떳떳하게 가져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특칸 이용자들에게 특권 의식이 줄어들어, 특칸의 이점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특칸의 표면적인 장점은 간식세트가 유일하다. 그런데 그 간식세트를 수십개 쌓아서 방치해두고 가져가는 시스템이면, 그 이점이 작아보일 것이다. 내가 코레일이었다면 직원분이 중간중간 돌아다니며 나눠주시는 시스템으로 설계했을 것 같다.

 

간식 세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아주 맘에 들었다. 카라멜 땅콩쿠키가 진짜 맛있다. 이게 프리미엄의 맛이구나~ 견과류가 있는 것도 좋았다. 특칸에 탄 사람들은 건강에도 큰 신경을 쓰는 사람들일테니 말이다. 마침 점심을 안먹고 탄 것이었는데 적절하게 배가 찼다.

 

 

취식이 가능하다. 좋은 향이 나는 간식세트를 주니까, 특칸에 타있는 모든 사람이 향이 나는 음식을 먹고 있다. 그러니, 음식을 꺼내 먹는 데에 부담이 덜어진다. 이런 점 때문에 쿠키를 세트에 넣은 것 같다. 싸온 도시락을 먹는 사람, 빵을 먹는 사람, 그리고 맥주 한 캔 하시는 분도 있었다. 

 

취식이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긋하다. 일반칸은 주로 바빠보이는 직장인들이 많고, 다들 말 없이 휴대폰만 보기 바쁘다. 특칸은 2인석은 화기애애하게 음식을 먹으면서 얘기하고 있고, 1인석에 있는 사람도 느긋하게 쿠키를 먹으며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좌석 색에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파란색의 일반칸은 경직되고 사무적인 느낌이라면, 빨간색의 특칸은 나들이 분위기다.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건 이 부분이다.

 

그동안 나는 새마을호와 KTX를 고를 수 있었을 때, 무조건 KTX를 탔다. 왜냐하면 새마을호는 KTX에 비해 2시간 가량 더 걸리기 때문이다. 첫째로 내 시간을 돈으로 산다는 개념이었다. 새마을호는 자리도 불편해서 몇시간 동안 타다보면 온 몸이 아파오고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새마을호 대신 KTX를 고르는 것은 하루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새마을호는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만 탄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열차 분위기가 극명하게 다르다. KTX는 전체적으로 양복을 입은 사무직 사람들이 많고,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다. 그러나 새마을호는 1호선과 다를 바가 없다. 선민의식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공간의 분위기에 따라 사람의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가. 새마을호에서는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 소리를 켜고 유튜브를 보는 사람, 취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불쾌함을 느낄 경우도 많아진다. 그러나 KTX를 타면 나도 KTX에 타는 사람들처럼 행동하게 된다.

 

특칸을 이용해본 것은, KTX 중에서도 더 프리미엄인 곳은 분위기가 다를까 기대했던게 가장 크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점만 느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사무적이고 정중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특칸 사람들은 더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보였다.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 부동산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중년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젊은 사람들은 잘 없었다. 그러니 비교적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의 분위기 속에서, 나도 열심히 전자책을 읽고 나만의 일을 하게 된다는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호와 KTX에서의 차이 만큼 극명하진 않았다.



소비 분류 : 좋은 소비 (새로운 경험)
재구매 의사 : 보통

좋은 경험이었다. 특칸을 경험해봤으니, 앞으로 KTX를 예약할 때마다 더 객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새로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좋은 소비였다. 

 

요즘에는 교통이라는 것을 자주 고찰한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공간의 제약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공간의 제약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 사람들은 매일 몇시간씩 도로 위에서 보내고 있다. 그 시간을 얼만큼 활용할 수 있느냐, 어떤 교통수단을 타느냐가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장거리를 내려가는 방법도 여러가지이다. 하나씩 다 타보고서 느낀 점은 분명히 이용자들의 분위기가 다르다. 물론 선택할 때에는 소비를 똑똑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이 속한 곳이 맞을 것이다. 현재로썬 KTX와 비행기가 최선으로 보인다.

 

 

앞으로 다시 구매할지는 미지수이다. 짧은 구간을 이동할 때에는 일반칸보다 특칸의 장점이 많아보인다. 물도 마실 수 있고,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특칸의 분위기를 느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먼 구간을 이동할 때에는 어차피 오래 앉아있어 피곤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가격 차이도 커져서 매력이 떨어진다.

 

다음에 KTX를 탈 일 있으면 다시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