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전

할인율

파크텐 2024. 1. 23. 20:00

최근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경영수업>이라는 경영 책을 읽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 같긴 한데, 그럼에도 생소한 분야라 어렵다.

 

그런데 내 시선을 사로잡는 개념이 있었다.

'할인율'이라는 개념이다.

 

 

기업이 회계를 하다 보면, 미래의 현금 흐름을 현재의 가치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할인'한다 라고 하고, 그 비율을 할인율이라고 한다.

 

 

나에게도 개인적인 할인율이 필요함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미래의 가치를 사는 소비를 하기도 하고, 

지금의 가치를 미래의 돈으로 소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

대략적으로 추론 정도는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의미는 없을지라도, 시간의 소중함 정도는 알기를 기대한다.

 


 

 

내가 지금 돈을 A원 만큼 가지고 있고, 이를 나의 자기계발로 쓴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그 자기계발의 결과로, 30살에 나는 월 1억 정도를 버는 사람이 되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기 위해, 현재 가치로 월 1억 정도를 그 때 버는 거라고 한다.

 

그러면 한 달에는 얼만큼의 가치 상승이 있었던 것일까?

한달의 가치상승률을 b%라고 하면,

(1+b/100) ^ (83)의 가치상승이 있었다.

 

나는 지금 월 200만원 정도 버는 수준이니, 50배 성장하는 것이다.

 

50의 83제곱근은 1.048,

따라서 b = 4.8이다.

 

 

즉, 내 돈은 한 달에 4.8% 가량의 할인율을 가지고 있다.

 

1. ()개월 후 나에게 100만원을 준다고 할 때,

지금 준다면, 100만원의 가치

한 달 후 준다면, 95만원의 가치

세 달 후 준다면, 86만원의 가치

여섯 달 후 준다면, 75만원의 가치

1년 후 준다면, 56만원의 가치

2년 후 준다면, 32만원의 가치

3년 후 준다면, 18만원의 가치

5년 후 준다면, 6만원의 가치

10년 후 준다면, 3,600원이다.

 

 

* 여기서 잠깐, 헬스장은 몇개월 씩 끊을까?

즉, 100만원짜리 서비스를 미리 지불한다면, 위의 비율대로 계산하면 된다.

 

우리 헬스장은

1개월 권 20만원

3개월 권 30만원

6개월 권 45만원이다.

12개월 권은 65만원이다.

 

따라서 미래의 돈을 지불한다는 관점에서,

1개월 2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3개월권은 57만원

6개월권은 107만원

12개월권은 187만원이 적정 가격이다.

 

 

그러나, 헬스장은 중요한 요건이 있다.

내가 헬스장 다니는 습관을 포기할 확률이 얼마나 되냐는 것이다.

헬스장은 기본적으로 모두가 다니기 싫어하는 순간이 온다.

또한 집을 옮기거나 사는 곳을 옮길 수 있다.

아니면 다쳐서 헬스장을 못 다닐 수 있다.

 

이 예상 포기율에 따라 이득인 구간이 달라진다.

포기율이 적중할 경우, 회원권의 값어치는 0이 되기 때문이고, 이것 역시 매월 포기율의 복리효과로 적용된다.

 

 

이를 이용해 나만의 헬스장 회원권 비교 공식을 만들었다.

헬스장 한 달 회원권은 나에게 50만원의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어차피 이득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값은 아니지만, 이 돈을 다른 데 쓸 수 있는 기회비용을 생각하기 위해서였다.

 

(1) 월별 포기율 0~3% -> 12개월권이 이득

 

(2) 월별 포기율 4~7% -> 6개월 권이 이득

 

 

(3) 월별 포기율 8~27% -> 3개월 권이 이득

 

(4) 월별 포기율 28% 이상 -> 1개월 권이 이득

 

 

재밌는 결과다.

나는 그저 습관적으로 1개월권 아니면 3개월권을 끊어왔다.

4년간 헬스를 다녀보니 대략 그정도 단위로 끊어야 손해보지 않았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이제 명확히 판단할 수 있겠다.

내가 이번 달에 포기할 가능성이 30%가 넘을까 우선 판단해야 한다.

지금에야 열정이 넘쳐서 0%겠지만, 그동안 삶에서 얼마나 결심하고 얼마나 해냈는지를 돌아봐라.

만약 내가 결심한 것의 3개 중 하나라도 다 해내지 못한 것 같으면, 1개월권 끊어라.

 

 

그리고 만약 1개월권을 잘 해냈고, 3개월 동안 무슨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30% 미만이라면, 3개월권 끊어라.

 

6개월권 정도 끊을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1) 오랫동안 헬스를 "꾸준히" 다닌 경험이 있어서, 6개월 내내 포기율을 5% 미만일 것 같은 사람.

(2) 사는 지역이 6개월간 확실히 딱 정해질 사람

 

나는 1,2번 둘다 그정도는 아니다.

3개월권 끊길 잘했다.

 

 

12개월권은 하지 마라.

3% 정도 확률이면 너무 변수가 많고, 우리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내 삶에 아무 일 없으리라고 97% 이상 확신할 수 있을까.

 

 

 

2. 내가 대출을 받는 다면, 

내 할인율은 1년 동안 76%이다.

따라서 76% 이하의 대출이라면 이득이다.

 

 

 

이건 약간의 재미가 담겨있는 계산이다.

우선 대출이라면 음의 복리효과를 맞는 것이니, 자기계발로는 사용하지 않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사업자금으로 활용한다면 고려해볼 생각이다.

 

 

 

 

반대로 내가 지금 100만원을 소비해 자기계발을 한다면,

100만원의 값어치는 1년 후 176만원으로 늘어난다.

 

즉, 내가 어떤 행동을 1년 먼저 한다면, 평생 그것의 70%만큼을 추가로 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행동을 망설여서 1년 늦게 시작한다면, 평생의 결과가 절반에 가깝게 날라갈 생각을 해야 한다.

 

이렇게 계산해보니 정말 시작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낀다.

1년 만 빨리 노력하면 내 삶을 두배로 성장시킬 수 있다.

 

얼른 뭐든지 당장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