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삶/중요한 경험들

부산 당감동 에어비앤비 5박 314000원

파크텐 2023. 8. 1. 10:36

총 평 : ★★★★★ 나 혼자 무인도에서 생각에 잠기다


결제 일자 : 2023년 05월 19일
사용 기간 : 2023년 06월 18일~23일 (6일)
가격 : 314,240원
링크 : https://abnb.me/qL5S0iMBTBb
구매 이유 :
생각을 정리할 곳이 필요했다. 제대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시기였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결정해야 했다. 단지 기존에 생각없이 살던 대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만 했을 뿐, 어디로 나아가야할지 하나도 몰랐다.

결정을 위해 몰입하려 했다. 외부의 소리를 차단한 채, 그냥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지금 하는 결정들이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첫번째 시기를 결정지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6월 휴가를 신청하고, 휴가 내내 새로운 숙소에만 있어야겠다 다짐했다. 6일동안 휴가를 신청했고, 에어비앤비를 통해 전국에 숙소를 찾아봤다. 깔끔하고, 독채이면서 교통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은 숙소 위주로 찾아봤다.

부산 쪽에 이 숙소가 눈에 띄었다. 특히 주방사진이 깔끔해서 눈에 띄었다. 6일 내내 밥을 해먹을 생각이었기에, 요리하기 좋은 주방이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구매를 결정지은 결정적인 사항은, 마당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당에서 하늘을 보면서 생각에 잠겨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용 후기 :
여러모로 내 목적과 딱 맞는 숙소였다.

비행기를 타고 김해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김해에서 택시를 타고 이 숙소까지 갔다. 숙소는 엄청 옛날 주택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곳 중심에 있었다.


인근 집에는 할머님 할아버님들이 대부분이셨다. 어렸을 적 친할머니네가 이런 동네에 있었다. 추억이 생각났다.

숙소는 2개의 집이 각각 독채로 붙어있었다. 적당한 높이의 담장이 둘러싸고 있었다. 굉장히 오래된 주택들 사이에서 혼자 깔끔한 건축과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매력있게 다가왔다.



집 안도 넓고 깔끔했다. 특히 책상과 주방, 침실의 공간이 각각 분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넓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노트북으로 이것저것 찾아볼 때는 책상에 앉았고, 영화볼 때나 생각할 때는 주로 침대에 있었다. 6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식사를 내가 해결했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주방에서 보냈다.

그리고 꼭 하루에 한시간 정도는 시원한 콜라를 들고 마당에 멍하니 앉아서 하늘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평온하다. 앉아서 새들이 날라다니는 걸 한동안 바라보곤 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숙소에서 나오기 마지막 날에 찍은 사진이다. 처음 숙소에 들어설 때는 건축이나 인테리어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며칠 지내다보면 그 숙소의 환경이나 분위기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당감동을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새로운 환경을 많이 봤다. 이제 이 집의 구조에 익숙해질때 쯤 집에 갈 시간이 왔다.

당감동은 정말 신기한 동네이다. 어르신 분들이 많이 살고 계시지만, 초등학생들도 많다. 당감초가 바로 앞에 있었는데, 퇴교하는 아이들을 보고 초등학교 때를 떠올렸다. 중고등학생들도 많다. 다들 학원을 왔다갔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30대는 잘 없다. 아마 그 정도 나이대가 되면 다 다른 동네로 가나보다.


인근에 어르신 분들이 많이 살다보니, 10시만 되면 사방이 깜깜해진다. 가끔 담 넘어 다니는 고양이만 보일 뿐이다. 깜깜한 밤에 마당에 앉아 인터넷 서핑을 하고 싶었는데, 한창 모기가 많을 때라 못했다. 겨울에 오면 꼭 해봐야지.

전체적으로 나에게 집중하기 너무 좋은 환경이다. 적절히 마트도 가까이 있으면서, 대로변에는 멀리 떨어져있다. 그래서 굉장히 조용했다.


소비 분류 : 좋은 소비 (성장하는 경험)

솔직히 혼자 생각에 빠지는 여행을 떠나면 답이 나올 줄 알았다. 앞으로 해야될 게 알아서 떠오를 줄 알았다. 그런건 없었다. 혼자 숙소에 있으니 많은 생각을 했지만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동안 결정해야지 하던 문제가 5개 정도 있었다. 넷째날까지는 아무 해결책도 못떠올렸고, 마지막날 밤에 한두개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행중에 하던 생각들이 분명 지금의 내 생각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혀 모르는 동네에 던져져서 확실히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여행이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적적한 숙소에서 혼자 있다보니, 이 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를 얼마 안남기고 내가 하는 고민들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근처 다이소에서 바로 카메라 거치대를 사서 그날 촬영했다. 핸드폰으로 30분 동안 내 생각을 녹화했다. (부끄러워서 한 번도 다시 본 적은 없다)

이 경험이 지금 내가 생각한 인터뷰 프로필이라는 아이디어로 활용이 되었다. (https://rkckskdk.tistory.com/m/88) 지금의 생각을 말로 기록하고 싶다는 욕구는 대부분에게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구매 의사 : 조금 있음.

앞으로 혼자 오랫동안 있는 여행을 떠날 것인가? 무조건이다. 6개월에 한번씩은 꼭 필요하다. 내년 초에 한 번 더 할 생각이다. 내가 꿈꾸는 파크텐 삼성이 일주일에 90만원짜리 숙소로 인터넷에 올라왔다. 다음은 거기로 생각중이다.

그러나 다음에도 여기를 올 것인가? 이건 조금 고민이다. 새로운 숙소여서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른 것인지, 아니면 이 숙소가 위치나 환경이 좋아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내년에 고민해보고 재예약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