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글쓰기

에브리타임에 회사 채용공고 글 쓰기

파크텐 2024. 2. 10. 20:58

뭐든지 결국에는 글쓰기로 끝나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인력거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글을 쓸 일이 정말 많다.
주로 남의 시선을 끌고, 설득하는 용이다.
 
글 미리보기 :
https://rkckskdk.tistory.com/337

 

[24년 상반기 공채 모집] 한국에 '한 곳' 밖에 없다는 아르바이트 😎

😯 그러니까 이 알바는 체력도 기르고, 내가 아는 걸 소개하면서, 손님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 삶에서 언제 또 이런걸 도전해보겠어?! 아띠인력거에서 우리 서울을 소개할 라이더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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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에브리타임에 올릴 24년 상반기 공채 라이더 모집 공고를 썼다.
아띠인력거의 채용 타겟층은 20대 초반과 20대 후반이다.
그 중에서 20대 초반이 모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타겟했으며, 에브리타임을 통해 공고를 올리면 지역을 한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 타겟을 머리속으로 상상하기

내 공고를 읽을 사람들을 떠올렸다.
2년 전의 나와 같은 사람들. 아니면 우리 아띠인력거의 라이더 중 나*, 쿠*, 나*, 씨* 를 상상하며 썼다. 
 
 
연휴가 끝나고 새로 학기가 시작하는데,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평소에 조금씩 생각하던 사람.
2월이 시작되면, 대학생들은 알바 공고를 많이 찾아본다. 3월부터 개강하며 생활비를 구할 알바를 미리 알아봐야하기 때문이다.
 

근데 그중에서도, 아띠인력거를 일하러 오기 위해 불편한 교통을 감수할 만한 사람이어야 해서, 
알바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
 
 
대다수 사람은 게으르다.
큰 열의를 가지고 홍보 게시판을 하나하나 살펴보지 않는다.
그저 평소에 '알바를 구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가지고 밤에 슥슥 살펴보다가,
우연히 글을 보게 되고 스윽 몇초만에 읽는다.
그리고 나중에 진짜 알바를 정해야 할 때가 다가오면 그동안 봐둔 알바들 중 가장 맘에 드는 것들을 지원한다.
 
따라서, 대충 스윽 글 목록을 넘겨보더라도, 알바 생각이 있던 사람이라면 무조건 눈에 띄게 글을 적어야 한다.
 
 
 

 

 

2. 데이터로 판단하기

무엇보다도 타겟을 이해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토대로 한 판단이 필요했다.
우리 회사는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12년 째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 데이터가 쌓여있다.
 
 
지원한 사람들의 전체 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무엇이였으며,
그 중에서 우리 회사에 큰 기여를 하는 사람들의 단어는 무엇이었을까?
그 단어를 통해 그 사람들의 동기를 추측해볼 수 있고,
지원자들이 많이 쓰는 단어를 채용 공고에 더욱 더 많이 쓰고 싶었다.
 
 
분석은 예전에 네이버플레이스 후기 분석 모델에 사용했던 그 툴을 사용했다.
https://rkckskdk.tistory.com/299

 

네이버플레이스 후기 데이터 마이닝으로, 마케팅 방향 잡기 - (2) 자연어 처리 API

지난 이야기 https://rkckskdk.tistory.com/297 네이버플레이스 후기 데이터 마이닝으로, 마케팅 방향 잡기 - (1) 웹크롤링 지난 편 보러가기 https://rkckskdk.tistory.com/298 네이버플레이스 후기 데이터 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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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낸 채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할 수 있다.
 
<지원자 중 통과자의 특징>
- 20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 도전을 중요시 한다.
- 운동 및 체력을 기르려 한다.
-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소개해주는 데에 재미를 느낀다.
 
 
반대로, 탈락자의 특징도 분석할 수 있었다.
탈락자의 특징 분석이 더욱 중요했다. 왜냐하면 채용에서 비용은 탈락자를 양성하는 데에 들기 때문이다. 그들을 면접보고 교육하는 데에 돈이 들지만, 회사에 이득을 벌지 못하고 나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했다.
 
<지원자 중 탈락자의 특징>
- 돈만을 보고 들어왔다.
- 가족을 중요시 한다.
- 다양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 외국인을 상대하고 싶어한다.
 
 
여기서 주요한 특징을 알 수 있다. 외국인을 상대하고 싶어 오는 사람은 다수가 나갔다는 것이다. '인력거'하면 맨 처음 떠올리는 이미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회사 매출의 80%는 한국 사람에게 나온다. 이 일을 하면 외국어를 많이 쓸 수 있겠지 하고 온 사람들은 생각한 것과 달라 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회사가 하던 채용 마케팅 방향과 정반대였다. 아래는 실제 2023년 하반기에 사용했던 채용공고이다.
 

 

 
 
 
"이런분을 찾고 있습니다"의 맨 첫 사항이 '공부한 언어를 써보고 싶다' 이다. 이걸 보고 온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영어/중국어/일본어를 쓰고 싶어서 온다. 데이터로 판단하면 이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하다가 나갔다. 즉, 그동안의 채용 마케팅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3. 플랫폼의 특징을 이해하기

에브리타임은 대학생만 이용할 수 있는 대학별 커뮤니티다.
대다수가 20대 초중반이다.
익명이어서 약간의 음지 느낌이 있다. 그러나 양지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눈팅은 많이 한다.
 
 
채용공고를 올릴 수 있는 것은 '홍보 게시판' 뿐이다.
그렇기에 홍보게시판에는 별의별 글이 많이 올라온다. 
알바 구하는 것부터, 과외, 동아리, 축제, 월셋방 양도, 실험자 모집, 설문조사까지.
 

우리 학교 홍보게시판 1페이지

 
정보의 바다 속에서 시선을 끌려면 평범하게 적으면 안된다.
최대한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
 
 
내가 어그로를 끌 수 있는 곳은 3가지다. 
 

 
1. 제목 : 볼드 처리 되어 있는 한 줄.
 
2. 두 줄 미리보기 : 본문의 첫 두 줄을 출력한다. 제목이랑 글자 크기가 같아서,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 부분이 제목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눈에는 3줄이 동시에 들어온다. 즉, 가독성이 떨어진다. 또한, 이 두줄에 이 글의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당신의 글을 읽지조차 않을 것이다.
 
3. 썸네일 : 에브리타임의 썸네일은 크기가 작다는 특징이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비교적 썸네일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사람들은 스크롤을 내릴 때 오른쪽 썸네일 쪽이 아니라 글의 제목을 주로 본다. 그럼에도 썸네일은 이미지로 전달할 수 있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썸네일에 글씨를 쓸 때에는 완전 크게 써야 한다.
 
 
결론적으로, 제목과 두 줄 미리보기, 썸네일 3개를 통해 어그로를 끌어서 글의 내용을 보고 싶게 하는게 1차 평가다.
3가지로 시선을 끌 수 있도록 다른 글과 차별화 되어야 하고, 글의 가독성이 높게 쉬운 단어만 써야 한다.
특히 내가 타겟하는 층이라면, 어떤 글을 궁금해할 것인가 상상해야 한다.
 

 
그 예시로, 홍보게시판의 2페이지에 있는 이 글들을 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3번째 글이다.
미팅에 관심있는것도 물론 있겠지만 이모티콘으로 3줄에 시선을 다 끌었고, 쉽고 친근한 단어로만 쓰여있다.
 
 
 

4. 글쓰기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그로를 끌 첫 부분을 떠올리기 어려워서, 우선 본문부터 썼다.
 
 

 
첫 줄은 "우리 서울을 소개할" 이라는 어휘를 썼다.
라이더들의 지원 동기 중 가장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는 소개를 사용했고, 우리라는 어휘로 조금 더 소속감이 들도록 썼다.
 
 
이모티콘으로 문단을 나누어주었고, 쉬운 단어로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내가 모집하려는 사람들은 일에서 의미를 찾는 이들이므로, 맨 처음으로 우리 회사의 WHY를 제시했다.
"고객과 소통하며 재미있는 스토리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사람들에게 만족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 소속감을 느끼기 좋아하는 대학생을 타겟해, 아띠 라이더스 클럽 자체를 설명했다.
우리 회사나, 손님들에 대해 설명하는 게 아니라, "라이더"라는 알바들의 특징을 설명했다.
알바를 지원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손님이나 회사가 아니라, 그 알바를 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당신이 라이더가 된다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썼다.
즉, 여기서는 사람들의 지원 동기를 자극해야 했다. 그래서 위의 데이터를 토대로 썼다.
 
체력을 맨 첫 키워드로 넣었고, 우리 회사만의 장점인 "자율 출근"과 "급여"를 넣었다.
이 부분에서는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간단히만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글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길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 글의 앞부분 어그로를 쓸 차례다.
 
(1) 제목

 
앞 부분에 큰 괄호를 넣어줌으로써 가독성을 올렸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는 키워드에 시선이 쏠리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제목을 커뮤니티 제목스럽게 지었는데, 딱딱한 홍보게시판들 사이에서 익숙한 느낌을 받도록 하고 싶었다.
 
 
(2) 두 줄 미리보기

 
위의 예시에서 힌트를 얻어 비슷한 이모티콘을 활용했다. 그래서 제목과 구분지어 보이게 했다.
그리고 제목에서 어떤 아르바이트인지 모르도록 어그로를 끌었으니, 두 줄 미리보기에서는 그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야했다. 여기서 답을 내버렸다면 절반은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첫번째 줄에서 지원자들의 동기인 '체력', '소개'를 넣었고, 회사 인재상인 '행복을 주는'을 넣어서 3가지 요소를 보였다.
그리고 두번째 줄에서 나름의 카피라이팅을 넣었다. "삶에서 이런걸 또 언제 도전해보겠어?" 하는 도전정신. 알바를 구하는 사람들 중 특히 우리 회사로 오는 사람들은 이러한 마인드를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3) 썸네일
 
썸네일을 참 많이 고민했다.
어설픈 사진들을 넣느니, 차라리 가독성이 아주 높은 큰 글씨를 넣는게 낫겠다 생각했다. 어차피 작아서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핀터레스트를 켰다. 'recruitment poster'이라는 키워드를 찾다가 재밌는 걸 찾았다.


일부러 작게 봐도 눈에 띄는 걸 찾기 위해 폰을 저 멀리 두고 핀터레스트 앱을 빠르게 내렸는데, 이 포스터가 확 눈길을 끌었다. 누가 채용공고를 '당신을 위한 게 아닙니다'라고 적을까. 이걸 보고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 썸네일이 나왔다.

알바를 생각하고 홍보게시판을 찾아보는 사람은 '알바'라는 키워드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볼 것 같다.

그래서 '알바'라고 써져있는 모든 글에 들어가볼 것이다.

그러다가 썸네일에 '알바'라는 글자를 찾고, 그 카피라이팅을 읽어보는데, 

'이 알바 절대로 지원하지 마세요'라는 카피라이팅을 보면 들어가보고 싶을 것 같다.

 

 

이러한 식의 어그로는 자청이 잘 끈다.

자청의 구독자들은 또 어그로구나 생각하면서도 들어간다. 

왜냐하면 그렇게 어그로를 끌리며 들어가면 그만큼의 가치를 주기 때문이다.

내 글을 보는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이게 무슨 어그로일까 하며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글을 올렸다.
https://rkckskdk.tistory.com/337

 

[24년 상반기 공채 모집] 한국에 '한 곳' 밖에 없다는 아르바이트 😎

😯 그러니까 이 알바는 체력도 기르고, 내가 아는 걸 소개하면서, 손님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 삶에서 언제 또 이런걸 도전해보겠어?! 아띠인력거에서 우리 서울을 소개할 라이더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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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식의 글쓰기는 몇번 안해봤는데, 많이 해보며 실력을 키우고 싶다.

이곳저곳 쓸 곳이 참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상품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적더라도, 어떻게 상대방의 주의를 후킹할 것인지 고민하며 적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