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노래는 정말 묘한 기능이 있다. 노래의 분위기나 가사에 따라 잠재의식에 특정 생각이 주입된다.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테이크원의 '제자리'이다. '제자리'를 들으며 느낀 기분들은 내 삶을 구성하는 한 축이 되었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원하는 목표를 다 이룬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고, 처음 마음을 먹기 시작한 때를 추억하는 감정을 느낀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마음을 다잡은 날들을 하나씩 떠올리겠지.
자취를 시작한지 벌써 50일이 가까이 되었다. 이렇게 밀도 있게 50일을 산 적이 있었을까.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다보니 시간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갔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블로그에 글을 거의 아무 것도 못 쓸 정도로 말이다.
이제는 다시 글을 쓰려 한다.
내가 성취하고 있는 일이나, 자취를 통해 삶의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일에서, 어느 정도의 컴포트 존에 들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새롭게 한 도전적인 일들이 점차 뻔한 일들로 굳어져 간다. 50일간 계속해서 더욱 발전하려는 노력과 현실에 안주하려는 본능이 싸워왔다.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도 내 삶에 우연적인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다.
(일주일 동안 멘토인 스윙스님을 3번 본 후, 스윙스님의 책 <HEAT>를 읽기 시작했다. 우연히 랄프왈도 에머슨의 <자기신뢰>라는 책을 읽을 때, 같은 숙소에 그 책을 읽고 있던 분을 보게 되었고, 같이 식사를 했다. 전세계의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했다.)
물리적 세상에서는 끊임 없이 내가 바라던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게끔 우연적인 사건들을 많이 만났지만, 정작 나는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도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할 차례다.
올해 몇 차례 그랬듯,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 나를 다잡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또 한 차례 컴포트존에서 빠져나와, 성장하는 계기를 삼겠다. 7년 후 이 날을 성장한 수많은 날 들 중 하나로 떠올릴 것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