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원짜리 행운
오늘 택시를 탈 일이 있었다.
택시 기사님이 도착지에 도착했는데, 괜히 미터기를 안내리시려고 천천히 앞으로 가고 계셨다.. 그래서 차에서 내릴려고 하는데, 일부러 미터기를 못 본 척하시면서 나에게 말을 거셨다. 그조차도 미터기를 조금이라도 더 길게 하려고 하신 행동 같다. 결국 200원 정도를 더 가져가셨다.
예전의 나라면 이러한 행동 자체에 화가 났을 것이고, 택시 기사님께 따지거나 적어도 kakaoT 평점을 안좋게 매겨 기사님께 불리한 영향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들은 나까지 기분이 안좋아지는 행동들일 뿐이다.
누군가 너에게 해악을 끼치거든 앙갚음하려 들지 말고 강가에 고요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아라.
그럼 머지않아 그의 시체가 떠내려 올 것이다.
- 도덕경
어차피 내가 안좋은 마음을 가지지 않더라도, 기사님의 그러한 과욕은 더 안좋은 일들을 끌어당길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저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1. 나는 기사님께 가치를 드렸다.
기사님은 내가 별 말 없이 택시에 내리시는 걸 보고, 아마 기분이 좋으셨을 것이다. 그냥 택시 운행에 대한 가격을 지불한 것 뿐만 아니라, 내가 단돈 200원으로 한 사람을 기쁘게 한 것이다. 이처럼 좋은 일이 어디있는가.
2. 나는 200원짜리 행운을 샀다.
존경하는 야구선수 오타니는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꼭 줍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운을 줍는 행위'로 정의한다. 마찬가지이다. 나는 오늘 200원으로 행운 한 개를 주운 것이다. 실제로 택시에서 내릴 때 운을 벌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3. '오히려 좋아'에 쓸 글감이 하나 생겼다.
요즘 오히려 좋아 게시글이 뜸했는데, 오랜만에 외출해서 좋은 주제가 생겼다! 200원이 아니라 20만원 어치는 하는 주제였다.
생각해보니 덕분에 내가 엄청 많이 받아갈 수 있었다. 아주 감사한 일이다.